33. 평신도 운동이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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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기독교회 안에 뚜렷하게 나타난 두 개의 새로운 운동이 있다. 하나는 세계 교회 운동이고 또 하나는 평신도 운동이다. 그러나 아직도 이 신도 운동의 개념은 명백하지 않다. 뉴델리에서 열린 WCC 대회의 한 대표는 평신도의 개념을 안수 받지 않은 교인을 의미한다고 했다. 또 어떤 이는 교회에서 생활비를 받지 않는 교인이라고 했다. 또 어떤 이는 교직자를 제쳐놓고 장로나 집사가 주동이 되어 하는 운동인 줄로 오해하는 이도 있고, 혹은 교사가 주동이 되어 하는 운동인 줄로 오해하는 이도 있고, 혹은 교직 계급에 대항하는 평신도의 직권 향상 운동으로 오해하고 이도 있다. 그러나 희랍어의 '라오스란' 말은 백성, 평민, 군대, 대중, 하나님의 백성운동이다. 즉 하나님의 백성들이 하나님 나라를 건설하는 운동이다. 그러므로 이 평신도 운동의 배경에는 전 교회(Whole Church)가 전 복음(Whole Gospel)을 전 세계(Whole World)에 증거 한다는 사상이다. 그러기 때문에 이 운동에는 전체(Wholeness)가 중요하다. 그러므로 평신도 운동은 교직자를 제외한 운동도 아니며, 그렇다고 목사들의 지도만을 따라가는 운동도 아니며, 또는 교회 밖에서 하는 운동도 아니다. 평신도 운동은 교회 운동이요, 목사와 평신도가 함께 신국을 확장하고 건설하는 운동이다.
1. 초대 교회
초대 교회에서는 목사와 평신도의 구별이 없고 교회 내에서 공동 생활을 하였으며, 교회 발전을 위하여 공동 생활을 하였다. 그러나 신도의 수가 나날이 증가됨에 따라 교회 내 질서를 위하여 지도자가 필요하게 되었다. 그래서 교역자는 말씀의 사도로서 하나님이 직접 택하신 일꾼이요, 평신도는 교역자와 교회를 도와 말씀이 이 세상에 효과적으로 전파되는 교회 활동에 가담하여 일하는 말씀의 조역자로서 구제하는 일에 종사하였다. 그래서 교회를 통한 전국 운동은 우편에는 목사, 좌편에는 평신도를 배치하여 지상에 실현하게 되었다.
2. 종교개혁 시대의 평신도 운동
종교개혁은 삼대 목표 밑에서 이루어졌다. 첫째는 성서적 권위의 재발견이다. 즉 교회의 전통보다는 성서의 중요성을 주장함이요, 둘째는 신앙의 강조이다. 즉 행위로써 의롭다 함을 얻는 것이 아니오 믿음으로써만 의롭게 됨을 강조하였다. 셋째 평신도의 자주성의 발견이다. 즉 소수의 사제(司祭)의 권위보다도 절대 다수의 일반 신도들의 자주성의 중요성을 강조함이다. 여기서 세 번째의 만인제사론(萬人祭司論)은 평신도 운동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게 되었다.
3. 18세기 요한 웨슬레의 평신도 운동
그는 교회 내의 평신도의 대하여 성서적으로, 신학적으로 깊이 연구하여 평신도 운동의 합리성을 교계에 선포하였다. 웨슬레는 개인의 구원(Individual Salvation), 사회적 구원(Social Salvation), 사회적 개혁(Social Reform)을 같이 인정하고 교회와 평신도(layman in the church) 그리고 평신도와 사회(Layman in the world)를 연구한 뒤에 평신도 설교자(Lay preacher)의 필요성까지 주장하게 되었다.
4. 평신도론의 시작
지금 전 세계적으로 불꽃 같이 일어나고 있는 신도 운동은 세계 제2차 대전 이후부터 독일 "에반게리세 아카데미"를 선두로 눈에 뜨이기 시작했고, 1954년 8월 미국 에반스톤에서 열린 제2회 WCC대회에서 평신도부를 하나의 상설 기관으로 설치하였다. 그리고 크래머(Hendrik Cramer) 박사가 1958년 '평신도 신학'이란 책을 저술함으로써 비로소 평신도 신학을 수립하게 되었다. 그리고 이 운동의 직접적인 동기는 제2차 세계 대전이 큰 자극제였다. 그리스도교 왕국이라고 오랫동안 불려 오던 유럽이 악마적인 세력에 의하여 여지없이 짓밟히고, 더욱이 루터와 같은 개혁자를 낳고 전 인구의 95%가 세례 교인인 독일이 철저한 무신론자 히틀러를 낳은 이유는 무엇일? 여기서 먼저 교회 혁신의 필요성과 신도의 일상 생활의 혁신의 필요를 느끼게 되었다.
5. 한국의 평신도 운동
한국에서는 1962년 제15회 한국 NCC총회에서 평신도국을 설치하였고 1963년 봄에 온양에서 제1차 평신도 운동 연구회가 모인 이후 크게 발전하였다. 현재 평신도 운동 단체는 금란 전도협회, 기독교장로회의 평신도 전도대, 성결교회의 남전도회 등을 들 수 있다. 그리고 직업별 특수 전도 단체로서는 한국 기독 장교회(OCU) 한국 크리스챤 아카데미 등을 들 수 있다.
첫째는 인류를 봉사하는 일이다. 교회의 머리되시는 예수께서 세상에 계신 이유는 자신을 위함이 아니요 세계의 구원을 위해서이다. 교회의 본래의 존재 이유도 머리되신 그리스도와 함께 세계를 위해 있는 것이다. 본회퍼의 말대로 교회는 다른 사람을 위해서만 존재할 수 있다. 만일 교회가 이웃과 세상에 무관심하고 자기 중심주의, 세력 증강에만 관심을 기울인다면, 그것은 타락의 근본이다. 예수는 또한 인류에게 해방과 자유를 주시기 위하여 세상에 계셨다. 그는 정신적인 해방 운동이 아니라 정치적으로, 경제적으로, 사회적으로 인간을 해방시키기 위하여 친히 병자를 고치시고 굶주린 대중을 기적으로 먹이시기도 하셨고, 성전을 도적의 소굴로 삼는 자들에게 개혁을 채찍을 들기도 하셨다.
평신도의 사명도 주님의 행하심 같이 선교와 봉사를 통해서 인류를 해방시키려 함에 있다. 교회는 이 사회에 직장을 갖고 사회와 가장 많이 접촉을 갖고 대화를 나누는 평신도를 통해서 본래의 사명을 완수하려는 것이다. 교회는 거룩한 교회적 세계를 형성하여 신도에게 속된 세계로부터의 피난처를 제공하려는 것이 아니라, 복음 전선의 전투 본부요 신도의 병사(兵舍)인 교회는 이 본부에서 평신도에게 영적 힘을 공급하고 그들을 훈련시켜 세계로 보내어 그 속에서 사명을 완수케 하려는 것이 근본 사명인 것이다.
둘째로 평신도 운동은 지도자 크래머(Cramer)박사는 말하기를 "교회와 사회라는 측면에서 볼 때에 우리는 영국이나 네덜란드나 뉴욕을 회개시키고 그리스도교화하기보다는 먼저 교회와 신자 자신들의 재회심(再回心)과 재그리스도교를 진심으로 생각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하였다. 이는 오늘의 교회가 자기의 올바른 자세를 갖추고 있지 못하여 교회가 교회의 구실을 다하지 못하고 있음을 예리하게 지적한 말이다.
그러므로 평신도 운동의 본질은 자기 정체를 발견하고 다시 일어서 보려는 교회의 본질적 각성 운동이다. 원래 그리스도교 역사에 있어서 때를 따라 있었던 교회의 혁신운동(Renewal)은 나 밖의 남을 때려부수는 운동이 아니요, 우선 나 자신의 비본질적 요소를 철저히 없애 버리는 각성, 즉 회개의 운동이다. 그러므로 지금 세계적으로 요원의 불길처럼 일어나고 있는 평신도 운동은 실상 자기 반성 운동이요, 참 교회의 모습을 찾아보자는 운동이다.
끝으로 평신도 운동의 본질과 사명은 교회의 총동원을 의미한다. 즉 교직자 평신도 할 것 없이 전부가 복음의 증거자가 되는 것이다. 이 세대는 교회의 총동원을 요청하고 있다. 과거의 그릇된 역사의 일부와 같이 교직자만이 교회의 직능을 대표하고 평신도는 하나의 동결(凍結)된 자본으로 존재할 수는 없다. 이제야말로 이 동결 자본을 유통자금(流通資金)으로 만들어 이 세상에 내어 보내지 않으면 안 된다(크래머). 예를 들면 말씀을 선포하는 설교는 교직자의 할 일이다. 그러나 오늘 강단의 외침이 정말 들려져야 할 그 장소까지는 미치지 못하고 있다. 정말 메시지가 들려져야 할 공장, 거리, 감옥소, 시장 등 사회 온갖 영역에까지 목사의 음성은 미치지 못하고 또 미칠 수도 없다. 그러면 목사의 음성이 이르지 못하는 사회 온갖 부분에는 누가 전도자가 될 것인가? 여기서 우리는 교직자와 함께 평신도의 전도의 책임을 묻게 된다.
즉 강단의 설교는 평신도를 통하여 그들이 살고 있는 주변에 전달되어져야 하고, 교회의 외침은 예배당 안에서 맴돌다가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신도들이 퍼져 들어가 있는 곳곳에서 전파되어져야 한다. 동시에 교회는 이 평신도를 통해서 이 사회와 만나는 광장을 마련하여야 할 것이다. 이렇게 함으로써 세계에 대한 교회의 봉사는 단순히 결과적인 불행을 메우기 위한 자선 사업이 아니라, 한 걸으 더 나아가서 원인으로서 사회 조직의 결함을 개조하는 데까지 적극적으로 관여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