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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 복음주의 사회개혁 운동자들의 활약과

존 웨슬리의 영향

피체트는 “1703년의 영국과 1903년의 영국은 엄청나게 달라진 것이 사실”이라는 주장을 했다. 참으로 18세기와는 달리 19세기에는 많은 사회적인 개혁이 있었다. 19세기 동안에 영국은 각자에게 기본적인 교육의 특권이 부여되고, 노동시간의 한계가 정해졌으며, 위험한 기계로부터의 보호와 방비책이 제공되었고 주거환경이 개선되었다. 노예들은 영국의 전 소유지에서 해방되었으며 노예매매도 실질적으로 중지되었다. 그리고 선교 단체들이 원주민들의 회심은 물론 문명화에 종사하게 되었던 것이다.

이러한 사회적인 역동성은 1739년 이후의 부흥운동의 결과였다. 브레디는 사회개혁자들인 하워드(John Howard), 레이크스(Robert Raikes), 윌버포스(William Willberforce), 샤프테스베리(Lord Shaftesbury), 그리고 캐리(William Carey) 등의 특성과 성취에서 부흥운동의 영향을 제외시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라고 주장한다. 그들은 모두 웨슬리에 의해 불 붙여진 불세례의 영적인 후손들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웨슬리는 구원은 믿음으로 받게 되는 개인적인 것이지만 그 구원은 표현에 있어 사회적이 되어야 한다고 굳게 믿었다. 그리고 그를 추종하는 자들에게 그렇게 가르쳤다. 그러기에 웨슬리 운동에는 영혼구원에 대한 열정과 사회개혁에 대한 욕망이 균형을 이루고 있었다. 그러한 부흥운동에서 웨슬리가 뿌린 사회적인 의의 씨앗과 개혁정신 고취가 19세기에 이르러 위에서 언급한 인물들의 헌신과 메도디스트들의 후원을 통해 사회적인 여러 측면의 해방이라는 결실을 거두게 했던 것이다.

18세기에도 웨슬리의 사회운동에 힘입어 많은 사회 개혁적인 열매들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그 개혁이 법적인 뒷바침을 통해 제도적으로 완성을 보게 된 것은 19세기에, 그리고 웨슬리의 직접 혹은 간접적인 영적 후손들을 통해서 였다.

A. 교도소 개혁과 하워드(John Howard, 1726-1790)

하워드는 “교도소 개혁의 아버지”라고 칭함을 받는다. “18 세기에 노예 다음으로 가장 불행한 인간은 죄수였다”는 브레디의 지적이 암시해 주듯 비참하기 그지 없는 교도소의 상황이 그의 노력을 통한 법적인 조치들로 인해 상당한 개선을 이루게 되었기 때문이다.

웨슬리와 메도디스트들이 교도소 혁신을 위해 나름대로의 조치들을 강구하고 노력을 기울여 어느 정도의 내외적인 결실을 이룩한 것을 간과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법적인 뒷바침을 통해 근본적인 문제라 할 제도적인 개혁을 이루어 교도소의 개선을 영구적인 반석 위에 올려 놓은 것은 하워드와 그의 동료들이었다. 그렇다고 하여 교도소 개혁에 대한 웨슬리의 업적이 약화되지는 않는다. 그는 하워드 보다 훨씬 전부터 교도소에 대한 개혁에 착수했고, 또한 하워드와 그의 동료들의 영적이며 정신적인 든든한 버팀목이었기 때문이다. 하워드는 언제인가 ‘네 손이 할 수 있는 것을 발견하면 그것을 힘을 다해 행하라’는 제목으로 웨슬리가 행한 설교에 의해 영감과 도전을 받았음을 웨슬레의 설교자 단체에서 회고한 적이 있다. 그는 또한 1787년 6월 28일에 더블린(Dublin)에서 웨슬리와 인터뷰를 한 후, 자신이 그 친교와 대화를 통해 얼마나 새로운 힘을 얻게 되었는가를 그의 친구인 녹스(Alexander Knox)에게 편지를 통해 설명한 일도 있다. 브레디는 하워드를 가리켜 “18세기의 부흥운동이 낳은 가장 영웅적인 인물 중의 한 사람”이라고 평하고 있는데, 이는 웨슬리의 사역과 하워드의 사역 간의 관계성을 잘 드러내주는 언급이라 하겠다.

하워드의 교도소 개혁자로서의 경력은 그가 1773년에 베드포드(Bedford)의 고등 행정관(high sheriff)으로 임명받은 것이 그 계기가 되었다. 그가 베드포드의 교도소 상태에 대한 충격으로 개선의 모범을 찾아 보기 위해 순회여행을 하며 여러 교도소 상태를 조사하게 된 것이 그 출발점이 되었던 것이다. 그는 방문한 모든 교도소들이 베드포드의 교도소처럼 상태가 비참하기 그지 없다는 것을 발견하였다. 그리하여 그는 수집한 자료들을 1774년 3월 4일에 하원에 전달하고 하원 위원회에서 그에 대해 증언하여 의회의 ‘1774년 교도소 조례’(1774 Gaol Act) 통과를 이끌어 냈다. 이 법안의 통과로 그간 교도소 폐단의 주범 격이었던 간수들의 수수료 징수가 폐지되었고, 간수들에게는 봉급이 지불되게 되었으며, 그리고 교도소의 위생상태 개선과 수감자들의 건강 유지를 위한 방안이 마련되었다. 교도소 역사상 획기적인 전기가 마련된 것이었다.

그러나 하워드는 이것으로 만족할 수 없었다. 그리하여 그는 1775-1776 기간에 유럽 여러 곳의 교도소들을 시찰했다. 그리고 방문한 유럽 여러 나라들의 교도소에서 본 비참한 상황을 정리하여 1777년 4월 5일에 교도소의 상태(The State of Prison)라는 책으로 출판해 교도소의 실상을 널리 알리고 교도소에 대한 개혁을 강하게 촉구하였다. 이 책은 교도소의 비탄에 대한 총괄적인 검토와 그 개선안 그리고 교도소 상태들에 대한 상세한 분석과 통계 목록들로 구성되어 있다. 이 책으로 인해 그 동안 지하 감옥에 은닉되어 왔던 잔인한 고통의 비밀이 밝히 드러나게 되었다. 그 내용이 너무 충격스러워 프랑스와 같은 몇몇 나라에서는 이 책의 출판이 금지되기도 했다. 이 책을 통해 하워드는 유럽 전역에 걸쳐 교도소 문제에 관한 권위자로 부상되었다. 그리고 이 책은 딕슨(Hepworth Dixon)의 말처럼 교도소학(Prison Science)의 창시를 이루게 한 것으로도 볼 수 있다. 처음으로 교도소 문제를 합당하게 취급할 규칙을 세울 마땅한 근거를 제공해 주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하워드의 활동에 영향을 받아 영국 의회는 1778년과 1781년에 교도소 개혁 조례를 두개 더 통과시켰다. 하워드는 그 후에도 순회 방문을 지속했는데, 그 이유는 교도소 상태에 대한 자료 수집은 물론 개혁의 진척을 검사 감독하기 위해서 였다. 그 결과로 1789년 2월에 유럽의 주요한 검역선들에 대한 설명과 영국과 아일랜드 교도소의 현 상황에 대한 소견(An Account of the Principal Lazarettos in Europe and Aditional Remarks on the Present State of Prisons in Great Britain and Ireland)이라는 그의 두 번째 책자가 출간되었다. 이전의 것처럼 이 책도 많은 부수가 팔려 나가 교도소에 대한 관심을 더욱 촉발시켰다.

하워드는 자신의 이 두 번째 책을 웨슬리에게 전달하려고 교도소 시찰을 위해 러시아로 떠나기 전날에 웨슬리의 집에 들렸었다. 그러나 아쉽게도 웨슬리가 아일랜드로 떠났다는 것을 알고는 그는 말하길, “나의 존경과 사랑을 웨슬리 씨에게 드립니다. 내가 그를 한 번 더 보기를 소망했었다고 전해 주십시오. 아마 이 세상에서 우리가 다시 만날 수 있을 것입니다. 만일 그렇지 못하게 된다면 우리는 더 좋은 곳에서 만나게 될 것을 나는 믿습니다”라고 했다. 하워드는 자신의 마지막 시간이 가까워 오고 있음을 예감했던 듯하다. 그는 그 다음 해인 1790년 1월 20일에 러시아 순회 중 병든 소녀를 간호하다 전염된 악성 열병으로 러시아 남부의 켈손(Kherson)에서 64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참으로 그는 시간, 재능, 그리고 재산 등 그의 모든 것을 교도소 개혁에 무조건적으로 다 헌신했다. 그는 영국과 유럽 다른 나라의 교도소를 개혁하고자 하는 열망으로 17년 동안 7회의 대여행을 했고 영국 전역의 교도소들을 네 번이나 검사했다. 그 와중에 그는 50,000 마일 이상을 여행했고, 정부의 보조를 거절한 채 자신의 돈 30,000 파운드를 그 일에 썼다. 그는 동료 인간들의 고뇌를 체험해 보기 위해 몸소 더러운 지하 교도소 생활을 하기도 했으며, 새벽 3시에 일어나 하루에 40마일을 여행하면서 잠 부족에 시달려야 했고 무더위와 강추위를 감내해야 했다.

이러한 헌신적인 하워드의 호소력이 영국 사람들의 영혼을 감동케 했기에 대중들의 모금에 의해 그의 동상이 건립되어 성 바울 성당(St. Paul’s Cathedral)의 맨 앞에 세워져 있다고 한다. 그리고 그의 사역을 계승하고자 1866년에 ‘영국 하워드 협회’(England’s Howard Association)가 조직되었고, 41년 후에는 ‘형벌 개혁연맹’(The Penal Reform League)이 설립되었다. 이 두 기구는 1921년에 ‘하워드 형벌 개혁연맹’ (The Howard League for Penal Reform)이라는 명칭 하에 하나로 통합되어 오늘까지 존속하면서 하워드의 교도소 개혁 정신과 사업을 계승 발전시키고 있다. 이 외에도 세계 여러 나라에 많은 하워드 협회들이 구성되어 교도소의 인권을 위한 활동을 활발히 전개하고 있다.

실로 브레디의 말처럼, “영적인 불이 한 주의 젠틀맨(A County Gentleman)이요, 사회적으로 지위가 있는 자이며, 경제적으로 자립되어 있고, 신체적으로 담대하여 불굴의 의지와 목적의식을 지닌 그 영혼을 사로잡았다는 것은 교도소 개혁을 위해 참으로 다행한 일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하겠다.

이러한 하워드의 교도소 개혁활동과 더불어 잔인한 형법의 일소에 영향을 미친 다른 복음주의자들의 활동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윌버포스는 1787년 6월 초에 “교수형의 야만적인 관습이 너무 오래 지속되어 왔다”고 의회에 문제를 제기하였다. 그리고 그는 사형의 형벌이 부과되던 사소한 범죄 행위들의 항목 수를 삭감 시키려는 로밀리(Romily)와 매킨토쉬(Mackintosh)의 시도를 강력히 후원했다. 여기에 프라이(Elizabeth Fry)의 교도소 활동에 영향을 받은 박스톤(T. Fowell Buxton)의 교도소와 형법을 점검하는 하원 위원회 활동이 힘을 더하여 드디어 1821년에 잔인한 형법을 일소하는 교도소 개혁 법안이 통과되었다. 브레디는 말하길, “잔인한 형법이 마침내 일소되게 된 것은 영적 대각성 후손들의 도움이었다”고 했다.

이처럼 웨슬리 부흥운동의 영향을 받은 복음주의자들의 활동은 잔인한 형법의 개혁과 교도소 상태의 개혁을 이끌어 내 인권신장에 큰 기여를 이루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