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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 해외 선교운동 고취와 캐리(William Carey, 1761-1834)

　

18세기 영국의 복음적인 부흥운동은 영국의 해외선교 운동도 크게 고취시켰다. 이것은 단지 영국 기독교의 선교열 고취에만 국한되는 사건이 아니라 프로테스탄트의 해외선교의 발흥과 관련되는 의미심장한 사실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워커(Williston Walker)는 복음주의 부흥운동의 가장 중요한 결실의 하나는 “근대 개신교 선교의 발흥”이라고 지적했다. 케인(Herbert Kane)도 복음주의 부흥운동이 개신교 근대 선교의 기초를 놓았음을 인정한다. 18세기 복음주의 부흥운동의 영적 각성이 영국 기독교인들의 깊이 잠들어 있던 영혼의 잠을 일깨워 전세계를 향한 선교의 비젼을 가슴에 품게 했고, 개신교 해외선교 운동의 터를 일구었던 것이다. 케인을 비롯한 여러 선교학자들은 참된 의미의 개신교 해외 선교는 18세기 말부터 시작되었다는 데에 대체적으로 의견을 같이 하고 있다.

로마 카토릭이 반종교개혁운동 이후에 로욜라(Lpyola), 사비에르(Xavier), 그리고 제수랻(Jesuit) 등을 통해 활발한 해외 선교운동을 전개하여 아시아 및 신세계를 획득할 수 있었던 데 비해, 16세기의 프로테스탄트 종교개혁은 세계에 대한 어떤 참된 전망 혹은 선교에 대한 열정을 소유하지 못했다. 브레디의 지적처럼 17세기의 청교도운동도 자유, 정의, 평등, 그리고 동포애에 대한 신기원적인 위업을 이루기는 했지만 온 땅 위의 하나님 나라라는 비젼에 응해 일어서지는 못했다.

이처럼 그 시기에 개신교 선교가 도외시 되었던 원인을 라토?(K. S. Latourette)은 다음과 같이 6가지로 분석한다. 1) 개신교 자체확립을 위한 투쟁, 2) 종교전쟁에 휘말림, 3) 그들의 종말사상, 4) 개신교 통치자들의 신앙확장에 대한 무관심, 5) 개신교 선교기구의 결여, 6) 개신교 국가들이 17세기 후반까지 비기독교인들과 접촉을 별로 갖지 못한 점 등이다. 여기에 브레디가 주장하는 “개신교의 종교 자유의 원리”와 닐(Stephen Neill)이 주장하는 “개신교 자체 내의 분열과 논쟁으로 인한 개신교 자체의 힘의 낭비”도 한 원인으로 첨가 시킬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이유들로 인해 암흑 속에 잠자고 있던 개신교의 선교는 18세기에 접어들면서 기지개를 켜기 시작했다. 1698년과 1701년에 베이(Thamas Bay) 박사가 세운 ‘기독교 지식 증진회’와 ‘복음 전파회’의 선교활동이 전개 되었던 것이다. 그러나 이들보다는 모라비안들을 개신교 선교의 선구자로 보는 것이 더 타당하다 하겠다. 할레비는 말하길, “18세기의 문이 열리고 여러 해 동안 전세계에는 독일의 자그마한 단체인 모라비안 형제단 외에는 단 한 명의 개신교 선교사도 없었다”고 하였다. 모라비안들은 1738년에 서인도 제도의 노예들과 그린랜드의 에스키모인들에게 선교활동을 전개했고, 그 후로도 선교운동을 지속했다. 그러나 그들의 노력은 산발적이며 고립적이었고 어떤 강력한 기반에 의해 지원되거나 조직되지 못한 것이었기에 개신교 선교의 창립자로는 간주될 수 없다 하겠다. 브레디의 지적처럼 18세기 부흥운동의 영향력이 없었다면 모라비안 선교도 아마도 오래 가지는 못했을 것이다.

이러한 면에서 웨슬리 부흥운동의 복음주의 각성이 개신교 해외선교 운동의 참된 틀을 세웠다고 보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19세기의 위대한 선교열정과 18세기 말의 많은 선교회 설립의 질풍과 같은 추진력은 복음주의 부흥운동에 기인된 것이었음이 분명하다. 이 영향으로 인해 영국 국.내외적으로 선교 단체들이 폭발적으로 설립되어 개신교 해외 선교운동이 불붙게 되었던 것이다.

이러한 선교운동에 있어 웨슬리와 메도디스트들의 직접적인 활동도 눈여겨 볼 대상이다. 메도디스트 신도회는 처음부터 선교적인 기관의 성격을 지니고 있었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웨슬리의 선교활동 사령관 격이었던 콕(Thomas Coke) 박사는 일찍부터 서인도 제도에 대한 선교활동을 전개하였고, 1786년에는 ‘메도디스트 선교회’ (Methodist Missions)를 설립하여 선교운동을 독려하였다. 그는 세상을 떠난 뒤 1813년에 선교사들로부터 “아프리카에 대한 사도요 최고의 불굴의 선교사”란 호칭을 받았다.

그러나 이 시기의 선교에 있어서 가장 주목할 인물은 “근대 선교의 아버지”로 불리는 캐리(William Carey)이다. 재정적, 문화적, 교육적, 그리고 기술적 차원 등 여러 면에서 개신교 근대 선교운동이 캐리로부터 출발되었기 때문이다. 그가 빅토리아 시대 이래로 개신교 선교의 구심점을 이루었다.

캐리는 1792년에 출판된 그의 이방인의 회심을 위해 수단을 활용해야 할 기독교인의 의무에 관한 연구(An Inquiry into the Obligations of Christians to Use Means for the Conversion of the Heathens)라는 책자, 1792년 5월 21일에 놀쓰햄프톤(Northampton)의 침례교 연합모임에서 이사야 54장 2-3절을 본문으로 한 설교, 그리고 인도에서의 직접적인 선교활동과 선교 편지를 통해 영국의 기독교인들에게 선교열을 크게 고취시켰다. 그의 그러한 영향으로 인해 1792년 10월 2일에 ‘침례교 선교회’와 1795년에 ‘런던 선교회’가 설립되었고, 그 뒤로 여러 선교회들의 출범이 뒤따르게 되었다.

그가 인도에서 펼친 선교 사역을 분석해 보면, 복음주의 부흥운동의 후예답게 복음전도와 사회개혁 활동이 균형을 이루고 있음을 보게 된다. 그는 인도의 영혼들에게 복음을 전하여 많은 영혼들을 추수했지만, 그가 인도에 미친 사회개혁의 공은 더 지대했다. 인도의 정치운동가인 비샬 맹갈와디(Vishal Mangalwadi)가 캐리를 “인도 근대화의 중심 인물”로 평한 사실이 이를 뒷바침한다.

이처럼 캐리를 비롯한 복음주의 단체들이 해외선교에서 행한 사회활동 사역을 보면 브레디의 다음과 같은 서술처럼 참으로 눈부시다.

선교사들은 사랑의 복음을 설교하고 또 그러한 삶을 살았다. 그들은 하나님이 아버지 되시고 인간은 모두 한 형제임을 선포했다. 그들은 많은 미개인들에게 문자와 문법을 만들어 주었으며 학교와 대학을 설립해 주었다. 그들은 성경만 아니라 좋은 문학서와 영감을 주는 기독교 서적들도 번역해 주었다. 그들은 병원을 설립하여 매년 수천 수백의 환자들을 돌보아 주었으며 많은 후진 종족들에게 기초적인 보건 위생법을 소개해 주었다. 그들은 혜택을 받지 못한 필요한 자들에게 과학, 산업, 농업, 그리고 전문지식을 전달해 주었다. 그리고 가는 곳마다 여성들의 위상을 높여 주었다.

이들의 이러한 활동 내용을 보면 우리가 이제껏 고찰해 본 웨슬리의 사역, 다시 말해 복음전파와 사회개혁 활동을 그대로 해외에 옮겨 놓은 것과 다름이 없음을 보게 된다. 웨슬리를 중심으로한 복음주의 부흥운동은 개신교로 하여금 해외선교에 눈뜨게 하였고, 그 영향을 받은 선교사들은 웨슬리 복음주의 부흥운동의 특징을 해외에서 그대로 실행에 옮겼던 것이다.

지금까지 웨슬리 부흥운동이 사회 개혁자들에게 미친 영향을 통해 19세기에 이룬 결실들을 고찰해 보았다. 웨슬리는 자신이 직접 거둔 개혁의 열매보다도 그의 직접 혹은 간접적인 후예들을 통해 19세기에 더 크고 훌륭한 열매들을 거두었음을 볼 수 있다. 웨슬리의 부흥운동은 산업사회가 토해 낸 많은 문제들에 직접적으로 관여하여 지금까지 살펴 본 바처럼 파멸적인 상황들을 하나님 나라의 성격으로 변화시켰다. 이러한 웨슬리 부흥운동의 사회 변화에 미친 공헌의 막중함을 그 누구도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