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나그네 길인가?

( 2018년 8월 25일)


 

노래 듣기 https://www.youtube.com/watch?v=GvXVWraNS_g 

 

어릴 때 즐겨 들었던 라디오 연속극 주제가 "하숙생"을 불렀던 최희준 씨가 어제 세상을 떠나셨다고 한다. 아름다운 노래를 불러 주었던 그분에게 감사를 표하고 유가족에게도 삼가 애도를 표한다. 참으로 그의 구수한 음성은 지금도 가슴을 깊이 파고들지만, 노래가사는 심금을 더 깊이 울린다. "인생은 나그네로서 결코 한 자리에 머물지 않고, 구름처럼 떠돌아다닌다."는 가사는 전쟁과 가난과 핍박 속에서 고향과 정든 곳을 떠나 여기저기 떠돌 수밖에 없었던 우리의 정서를 잘 표현해 주었다고 생각한다.

성서도 종종 인간의 삶이 나그네의 삶과 같다고 표현하며, 우리는 모두 결국 본향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이 세상에서 우리가 남길 것이 하나도 없는 셈이 된다. 하숙생의 노래 가사처럼 "정과 미련일랑 두지 말고" 훌훌 이 세상을 버리고, 본향으로 가야 하는가?

그러나 엄밀히 말하자면, 이것은 무신론적 인생관이거나 헬라적 인생관이 아닐 수 없다. 우리는 어디서 왔고 어디로 가는지를 모르는가? 아니다. 우리는 하나님으로부터 왔고, 하나님 안에서 살고, 하나님을 향해 간다. 그렇다면 하루하루의 삶이 결코 허무하거나 무의미할 수 없다.

설령 우리가 이 땅에서 쌓은 모든 것, 우리의 육신과 모든 관계가 산산이 무너지고 흩어지더라도, 결코 무너지지 않고 흩어지지 않는 것이 있다. 그것은 하나님과의 관계요, 하나님 안에서 맺은 사랑의 관계다. 그러므로 우리는 매일매일 사랑의 열매를 충실하게 맺어야 한다. 죽음을 바라보고 이생을 허무하게 부인할 것이 아니라, 이생에서 영원의 씨앗을 심고 이미 이생에서부터 영생의 열매를 맛보며 고난 속에서도 기쁘게 살아야 한다.

최희준 씨의 하숙생을 들으면서, 인간의 삶이 무상함을 깨닫고 쓸 데 없는 욕망과 아집을 내려놓는 것은 참으로 유익한 일이다. 그러나 노래 가사처럼 우리가 이생에서 아무 것도 남길 수 없고, 어디로 가는지 알지 못한 채, 허무하게 죽어야 한다고 말해서는 안 된다. 인생은 허무한 나그네 인생이 아니며, 인생의 마지막도 허무가 아니다. 인생은 하나님의 사랑 안에서 시작되고 완성되어가는 하나님 나라의 성장 과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