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동에 대한 추억과 교훈

 

 

(2019년 8월 28일)

 

김기동이 언론에 오를 때마다 나는 청년 시절에 그를 보았던 기억을 떠올리게 된다. 대학 진학을 앞두고 고민하고 방황할 때, 친구의 권유로 그가 인도하던 집회에 두 번 참석했다. 나의 눈앞에서 아픈 신자들을 세워 놓고 귀신(?!)과 대화하는 장면은 충격 자체였다. 영혼 불멸과 사후 실존에 관한 실증적인 증명으로서 조금도 의심할 여지가 없어 보였다. 때마침 시중에는 이른바 심령과학에 관한 책들이 인기를 얻고 있었다. 임사 체험한 사람들의 증언, 영혼의 실재에 관한 온갖 실증적 사례를 소개하는 책들은 김기동의 견해를 강력히 뒷받침해 주는 것처럼 보였다.

물론 그때나 지금이나 모든 질병을 귀신들림의 현상으로 보는 그의 해석에 나는 동의하지 않으며, 지금에 와서는 그의 축귀 행위가 고도의 심리적 연출이거나 최면술과 같은 작위적인 기술이 아닌지 적이 의심하기도 한다. 그렇지만 김기동은 그의 놀라운 능력 때문에 많은 신자를 거느린 대형 교회를 일구었고, 그래서 상당한 재산까지 축적한 것으로 보인다.

그렇게 신통하고 거룩해 보였던 그가 말년에 재산과 이성 문제로 추락할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여기에는 두 가지 추론이 가능하다. 그의 축귀 행위가 처음부터 완전한 조작이었기 때문에 그의 거짓된 본성이 드디어 드러났거나, 그의 순수한 본성이 물욕과 권력욕, 그리고 성욕에 오염되었을 것이다. 판단은 독자들에게 맡기기로 한다.

다만 인간은 어떤 방향으로든 항상 변할 수밖에 없는 존재라는 사실은 누구도 부인하지 못할 것이다. 좋게 변하든 나쁘게 변하든, 모든 책임은 결국 자신이 져야 한다. 그러므로 오늘의 현실에 지나치게 낙관하거나 비관하는 자세는 바람직하지 않으며, 자신을 과대평가하거나 과소평가하는 것도 좋지 않다. 인간은 어떤 환경에서도 오직 겸손해야 하고 늘 반성하는 자세로 살아야 한다는 만고불변의 진리를 새삼 절실히 깨닫게 된다.

 

뉴스앤조이 기사 : PD수첩, 성락교회 김기동 목사 성 추문 조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