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이후

(2020년 3월 28일)

 

 

코로나의 충격과 여파는 한 마디로 말하기 어렵다. 벌써부터 사람들은 코로나 이후의 시대를 점치기에 바쁘다. 나는 과학자와 점쟁이가 아니므로 함부로 미래를 예단하지 못한다. 단지 하나의 신기한 현상만은 꼭 짚어나가고 싶다.

한국은 세계에서 미국 다음으로 경제적으로 불평등하고 빈부격차가 극심한 나라로 알려져 있다. 세계 10위를 넘보는 경제대국임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행복지수나 삶의 질은 날로 추락하고 있다. 급속한 자살률 증가, 미혼과 비혼 증가, 이에 따른 출생률 감소와 인구 감소는 교회의 존망을 좌우할 태세다.

문재인 정부가 이런 문제를 한꺼번에 해결해 줄 능력과 계획도 없겠지만, 지난 정권보다 훨씬 더 진지하게 애쓰고 있다는 사실만은 분명하다. 소수의 교회도 내적, 외적 불평등과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 그러나 대부분의 교회는 여전히 침묵으로 일관했고, 심지어 배부르거나 일부 배고픈 신자들조차도 정부를 향해 “사회주의 정권”이니, "북한 간첩"이라는 말을 서슴없이 내뱉었다.

그러나 코로나로 인해 경제와 생계가 엄청난 타격을 받기 시작하자 특히 여권에서 재난 기본소득을 주장하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났고, 이제는 그런 정책이 확산되고 있다. 나도 경기도에 살고 있다는 한 가지 이유로 이런 혜택을 곧 누릴 예정이다. 이런 일에 비교적 무관심하던 성결교단도 작은 교회 돕기 운동에 앞장서고 있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고통을 받는 이웃을 돕기에 앞장서고 있다.

지금까지 정부를 마구 비난하던 자들도 자신들에게 돌아올 혜택을 은근히 반기며 내심으로는 즐거워하고 있을 것이다. "경제 위기"와 "경제 파탄"이라는 비난도 코로나 때문에 쏙 들어갔다.

이런 사태 앞에서 나는 귀가 닳도록 들었던 “새옹지마”의 교훈을 절감한다. 그러니 작고 큰 사건을 놓고도 성급히 일희일비하지 말자. 그리고 이제는 제발 앞으로만 열심히 달려가지 말고, 옆에서 쓰러져 있거나 뒤쳐져 있는 이웃들도 돌아보면서 좀 천천히 걷자. 어차피 모두가 죽음으로 달려가는 인생인데, 뭐가 그리 급하다고 자연과 약자를 짓밟으며 앞만 보고 달려야 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