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신학입문 일어판

 

(박창수 옮김, Yobel, 2020)

 

서평

 

신앙인의 실존으로부터 세계를 향한 확대


사이토 이소미(齋藤五十三) 도쿄기독교대학 신학부 신학과 조직신학 교수
일본 기독교문서센터 서평지 월간 《혼노히로바》(책의 광장) 8월호

 본서는 서울신학대학교에서 조직신학 교수로서 가르쳐 온 이신건(李信建) 선생이 쓴 조직신학입문서의 국역서다. 1992년 한국에서 출판된 후, 두 차례 증보개정을 할 정도로 오래도록 읽혀져 왔으며, 박창수(朴昌洙) 선생의 수고로 국역되었다. 본서를 환영한다.
  본서는 입문서로서 쓰여진 것이지만, 저자가 40년에 걸쳐 이룬 학문의 성과가 골고루 배어 있으며, 내용의 충실도는 단순히 입문서라고만 생각할 수 없을 정도다. 본문은 332쪽으로 조직신학서로서는 분량이 적지만, 다루어야 할 논점은 거의 망라하고 있다. 그 가운데서도 특히 인상에 남는 두 가지 점을 지적해 두고 싶다.
  첫째, 본서가 신앙인의 실존 문제를 정면에서 다루고 있다는 점이다. 이것은 제2장 〈신앙이란 무엇인가〉에 밝히 드러나 있다. 서론에 해당하는 제1장 이후, 본서의 본론은 제2장에서 “지금도 신앙은 변함없이 가능한가”라는 질문으로 시작된다. 이는 포스트모더니즘의 영향 아래 상대화가 진행되는 시대사상 가운데서 당연히 묻지 않으면 안 되는 문제일 것이다. 이렇게 제2장에서 제4장까지 본서는 신앙론을 다양한 각도에서 전개해 가는데, 눈을 번쩍 뜨게 하는 것은 논고 가운데 대화가 풍성하다는 점이다. 튀빙겐대학교에서 몰트만의 지도를 받은 이신건 선생은 근‧현대 신학에 정통해 있으며, 신앙론에서도 많은 신학자들과의 대화를 여러모로 시도하고 있다. 이러한 대화를 통하여 본서가 제시하는 신앙의 정의는, 하나님을 “신뢰하는 지식이며, 지혜 있는 확신”(48쪽)이다. 즉, “신(信)”과 “지(知)”의 불가분성을 보여 주는 전통적인 이해였다. 풍성한 신학적 대화를 통해 이해하기 때문에 그 의미하는 바가 깊고, 독자들에게도 이해하고 긍정하며 안정감을 갖도록 안내해 주고 있다.
  둘째, 본서가 끊임없이 “세계”를 신학의 시야에 넣고 있는 점이다. 신앙인의 실존에 대해 질문하며 시작한 본서는 페이지가 진행되면 될수록 그 시야를 넓혀 간다. 이것이 가장 두드러지는 부분은〈창조‧해방‧화해〉에 대해 다루는 제12장이었다. 보통 “창조”에 대해 다룰 때에는 “타락”‧“구원” 주제가 연속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여기에서 본서는 이 “전통적인 구원의 도식”을 극복하는 의도를 명확히 해 간다(173쪽). 출애굽이 압제와 강제노동으로부터의 해방이었다는 것을 예로 들면서 이 현실 세계에서 일하시는 하나님의 활동의 본질을 해방으로 파악하고, 정치적‧사회적인 양상도 시야에 넣으면서 본서는 이 활동의 최종 목표를 하나님과 인간과 자연 사이에서 실현되는 “만물의 화해”로 확인해 간다. 이 목표는 전통적 조직신학에 해방신학을 통합하고자 시도하는 본서의 신학적 방향성을 보여주고 있다.
  이처럼 시야가 넓은 본서이지만, 조직신학서에 완벽이란 있을 수 없기에 한 가지 바람을 덧붙이고 싶다. 본서는 계시론을 다루고 있지 않기 때문에 신학을 구축하는 방법론을 찾아보기 어려운 것 같다. 이 선생의 계시론을 읽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남는다.
  그렇지만, 젊은 시절 몰트만의 지도를 받은 이 선생의 신학 바탕에는 희망을 느끼게 하는 음률이 흐르고 있다. 코로나-19 시대를 사는 독자들은 본서를 읽으며 밝은 소감을 얻게 될 것이다.
  끝으로 한 마디. 번역자 박 선생(니가타성서학원 전임교사)의 문장은 명석하다. 선교사인 박 선생의 일본어에 대한 수준 높은 이해도와 선교지 일본에 대한 사랑도 틈새로 볼 수 있으며, 조용한 감동을 주는 번역서로 완성되고 있다.

 

그리스도교신학이란 무엇인가

나카무라 사토시(中村敏) 니가타성서학원 전 원장

이노치노고토바社 발행 복음주의 주간지 «크리스천신문» 7월 26일

이 책은 오랫동안 한국의 신학대학들에서 조직신학 교과서로 애용되어 온 신학입문서의 일본어역이다. 저자는 아직 일본에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한국 신학계의 저명한 조직신학자로서 많은 저작을 세상에 내놓고 있으며, 특히 위르겐 몰트만 연구자로 알려져 있다.
  이전에 번역자인 박창수 선교사와 함께 한국에 건너갔을 때,이신건 선생이 오랫동안 가르쳐 오던 서울신학대학교에서 간담의 시간이 주어졌다. 이 선생의 박식하고 온후한 인품에 매료되었던 일을 지금도 잘 기억하고 있다.
  저자는 서문에서 본서가 “청년과 젊은 신학생, 그리고 성숙한 신앙을 모색하는 일반 신도들에게 유용한 조직신학 길잡이”가 되기를 목표하고 있다. 그리고 저자는 이 책의 일본어역이 “긴장이 지속되는 한일관계에 보다 긴밀한 사귐과 일치를 실현하기 위한 스프링보드가 되기”를 굳게 바라고 있다.
  입문서로서 처음 조직신학을 배우려고 하는 이들에게 필요한 주제에 대하여 전체를 망라하고 있으며 알기 쉽게 소개하고 있는 책이다. 조직신학서라 하면, 유럽과 미국 신학자들이 쓴 신학서에 대한 번역서가 많고, 게다가 수권에 이르거나 혹은 단행본이지만 방대한 분량의 책이 대부분이다. 이 점에서 이 책은 본문이 330여 페이지로 정리되어 있기에 중요한 요점을 확실하게 파악할 수 있다.
  저자는 한국 교회의 현상, 특히 대형교회 지도자들의 타락과 신자들의 과도한 현세구복과 맞물린 ‘성공신앙’에 경종을 울리고 있으며, 거기에 대한 처방전으로 견실한 독서와 균형 있는 신학지식이 절실히 필요함을 제언하고 있다.
  이 책은 조직신학의 정의로부터 시작하고, 신앙이란 무엇인가를 논하며, 신론, 창조론, 인간론, 그리스도론, 성령론, 교회론, 종말론을 진행시키고 있다. 또한 조직신학을 배우는데 필요로 하는 주제에 대하여 성서에 기초함과 동시에 더 나아가 역사적 배경을 충분히 다루며 공평하게 논하고 있기에 흐름을 잘 알 수 있다. 특히 “신앙은 인간의 전인격적인 신뢰의 행위이며, 맹목적인 신앙이 아니라 이해를 구하는 신앙이야말로 성숙한 신앙을 낳는다”라는 제언이 마음에 깊이 남는다. 지금까지의 조직신학 개론과는 다른 장점을 가진 이 책을 기꺼이 추천하는 바이다.

 

니가타성서학원 히지리가오카 통신(聖ヶ丘通信) 여름호

혼마 요이치 선생: NBI 학감・일본도메이교단 시바타그리스도교회 목사

니가타성서학원 전임교사인 박창수 선생의 번역 신간을 소개드리고자 한다. 저자 이신건 선생은 ‘희망의 신학’으로 알려진 독일 신학자 위르겐 몰트만의 지도로 신학박사 학위를 취득하고 서울신학대학교에서 오랫동안 조직신학 교수를 역임해 온 분이다. 젊은이들이 ‘성숙한 신앙’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돕기 위해 ‘크리스천 저널’에 연재한 지상강좌가 이 책의 토대다. 전체 25장을 통해 25회분의 신학강좌를 음미할 수 있다. ‘신앙이란 무엇인가’(제2장), ‘하나남은 누구인가’(제5장) 등 보편적인 울림이 있는 주제도 있는가 하면, ‘무신론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제7장), ‘세계 속의 교회의 임무’(제22장) 등 현대인의 관심을 끄는 주제도 함께 다루고 있다. 전통과 정통성을 알게 하는 구성과 어법 가운데서도 신학이 현대 세계에 실제적으로 어떻게 도움이 될 수 있는지에 대한 시점이 통주저음(basso coninuo)처럼 기저에 흐르고 있다. 거기에는 ‘민족과 국가의 경계를 넘어 전인류를 위해 구원과 화해와 평화의 증인으로 부름 받은 교회’(2쪽 들어가는 말)라고 하는 교회에 대한 저자의 적극적인 이미지가 있음을 느낀다.
  각 장은 수십 쪽의 간결한 분량인데, 예를 들면 본문 첫머리의 ‘조직신학의 의미’ 부분에서 성서적인 의미, 고대교부 및 중세 신학자(오리게네스, 아퀴나스 등), 종교개혁시대(멜란히톤, 칼뱅 등), 근현대 신학자(바르트, 가톨릭신학자 가이젤만 등) 등을 참조해 가며 불과 4페이지에 응축해 논진을 편다. 이것은 이 책 전체의 간결한 성격을 보여 준다. 초대교회로부터 문자 그대로 ‘오늘’에 이르기까지 2000년간의 교회의 신학 유산을 망라하는 가운데 거의 모든 주제가 해명되어 간다. 이와 같은 책은 달리 찾아보기 힘들다는 생각에 닿는다.
  ‘번역자 후기’ 가운데서 박 선생은 한국과 일본의 교회가 유럽과 미국에서 “수입한 기독교신학”에 안주하지 않고 그것을 극복할 것을 제안하며, 이 과제에 수행하기 위해서 “한일 신학계 사이에 보다 활발한 교류가 이뤄지고 서로 성장하며 세계교회의 한 부분을 담당할 수 있기를 기도한다”라며, 이 책을 한일 양국 사이의 “가교로서의 확실한 한 걸음”이라고 고백한다. 니가타 현의 교회들을 섬기는 우리는 바로 박 선생이 시간과 노력을 아끼지 않고 일본 사람들과 교제하고 격려하며, “한국과 일본의 가교”로서의 사명에 진력하고 있는 모습을 매일 보고 있다.
  기독교 신앙은 21세기 동아시아 지역에서 어떻게 사람들에게 힘을 줄 수 있는가. 이 문제에 빛을 더하는 이 책이 저자와 번역자의 열의에 힘입어 풍성하게 쓰임 받기를 바란다.